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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희, 인천녹색연합 사무처장
걷잡을 수 없이 빠른 경제성장으로 지난 50년동안 한국의 서식지들은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주로 먹고 살기 바쁘다는 이유로 우리 사회 속의 약자까지 돌볼 겨를이 없었나 봅니다.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빈곤계층 및 야생동물 등 약자들은 늘고 있으며 멸종위기종들도 이중에 큰 부분을 차지합니다.
인천은 광대한 갯벌부터 크고 작은 산까지 생물다양성이 풍부한 곳입니다. 저어새, 큰뒷부리도요, 검은머리갈매기 등 국제적으로 중요한 철새도래지로 잘 알려져 왔습니다. 하지만 서식지 파괴가 수반되는 개발압력도 상당히 높은 곳입니다. 많은 사람들의 우려의 목소리를 내지만 무분별한 개발 속도는 좀처럼 나아지지 않습니다.
몇 년 전부터 인천녹색연합은 어린이, 청소년, 성인까지 일반인들이 참여할 수 있는 멸종위기야생동물지킴이단을 구성해 그 심각성을 알고 직접 체험하고 알리는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알락꼬리마도요 중심으로 활동해왔고 많은 지킴이 단원들이 생소한 알락꼬리마도요의 기나긴 여정과 서식지와 먹이행동 등을 알아가면서 새로운 즐거움을 발견했습니다. 직접 영종도갯벌로 나가 알락꼬리마도요를 관찰했는데 긴 다리로 성큼성큼 걸어가 긴 부리로 칠게를 잡아채 먹는 모습, 물이 들어오는 때에 맞추어 무리를 이루어 날개짓 하는 모습 등이 너무 인상적이었습니다.
세계 5대갯벌로 잘 알려져 있는 황해갯벌은 극동러시아에서 번식하고 호주, 뉴질랜드에서 월동하는 도요물떼새들에게는 상당히 중요한 먹이 기착지입니다. 그 중 인천갯벌은 한국에 찾아오는 수많은 도요물떼새들의 먹이터로 러시아, 호주 넓게 퍼져 번식, 월동하는 새들이 이곳에 집결하는 곳입니다. 이렇게 수많은 종들이 수천년 전부터 본능적으로 먹이를 취하고자 집결한다는 건 인천갯벌이 얼마나 생태학적으로 가치가 있는지 보여주고 있습니다.
보다 나은 사회, 환경을 만들기 위해서는 대중들의 참여는 상당히 중요합니다. 서식지 보전도 마찬가지입니다. 한국, 러시아, 호주 등 많은 알락꼬리마도요와 같은 멸종위기종들이 위험에 처해 있습니다. 그들의 생존이 달린 서식지 보전을 위한 목소리를 내주는 사람이 충분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더 많은 사람들이 알락꼬리마도요에 대해 알고, 함께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는 것이 중요하기에 지난 여름부터 알락꼬리마도요 캠페인을 준비 하였습니다. 알락꼬리마도요를 자세히 보며 직접 그려보고, 칠해보면서, 큰 인형과 현수막 등을 만들어 보았습니다. 이렇게 오랜 시간 공들여 만든 캠페인 물품을 가지고 직접 거리로 나가봤습니다. 영종도 내에 지하철역 인근에서 사람들을 붙잡고 “알락꼬리마도요가 잘 살아갈 수 있도록 영종도갯벌을 지켜주세요.” 말합니다. 다행히도 많은 분들이 공감해 주셨고, 나이 지긋한 분들은 이런 새를 본 적 있다며 호응해 주시기도 했습니다. 내년부터는 본격적인 캠페인 활동을 합니다. 더 많은 사람들이 알락꼬리마도요를 알아가고, 함께 살아가야 할 존재로 인식하는 것. 이것이 알락꼬리마도요를 지키기 위한 첫걸음입니다.
알락꼬리마도요를 더 알고 싶으시면 알락꼬리마도요 태스크포스 혹은 알락꼬리마도요(영문) 페이지를 방문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