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4.02
박혜미 기자, 환경TV
새만금 간척사업 이전에 비해 아직 절반…복원 연구에 이목 집중
금강하구[EAAF100]가 국내 최대 규모의 도요새와 물떼새 등 이동성 물새 서식지로 확인됐다. 하지만 인근 새만금 간척 사업 이전에 비하면 찾는 물새들의 수는 절반 수준에 불과해 보전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환경부 국립생태원은 2015년 3월부터 지난해 말까지 금강하구 인근 생태계를 대상으로 수행중인 ‘국제적 멸종위기 이동성 물새 서식지 수용력 평가 연구’ 결과 이곳을 찾아온 도요·물떼새류 17만8000여마리를 확인했다고 2일 밝혔다.도요·물떼새류는 매년 봄 북상, 가을철 남하 도중에 우리나라를 찾는 이동성 물새(shorebird), 일명 ‘나그네새’다. 우리나라에는 멸종위기 야생생물 Ⅰ급이자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의 적색목록인 넓적부리도요, Ⅱ급 검은머리물떼새 등 63종이 도래한다.
생태원에 따르면 지난해 4월부터 5월까지 충남 서천과 유부도 갯벌[EAAF101]을 찾아온 도요·물떼새는 최대 17만8279마리로 집계됐다.
이들은 호주와 뉴질랜드 등 여러 곳에서 번식지인 북시베리아로 이동하던 도요·물떼새들로, 금강하구는 이들이 먹이활동을 하기 위해 머무르는 장소(섭식지)다.
생태원은 각기 다른 곳에서 온 이들이 섭식지로 금강하구를 찾는 이유인 ‘먹이’에 주목한 이동경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도요·물떼새들은 금강하구에서 평균 40일 정도 머문 뒤 번식지인 북시베리아까지 7280㎞를 날아가야 한다. 금강하구에서 먹이활동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 북시베리아에 도달하지 못해 결국 개체수 감소로 이어지게 된다.종별로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평균 6.5일가량 7300여㎞를 쉬지 않고 날아가는데 이를 위해 필요한 에너지량은 1마리당 1268kcal가량으로 산출됐다. 이는 성인 남성의 하루 평균 필요열량(2400kcal)의 절반 정도이며, 라면 2개 반 가량에 해당한다.
하지만 인근 새만금 간척사업 등 대규모 개발사업으로 우리나라를 찾는 도요·물떼새들의 개체수는 크게 줄었다. 그나마 최근에 절반 수준까지 회복됐다는 게 생태원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조류 연구단체인 버즈 코리아(Birds Korea)의 닐 무어스(Nial Moores)박사 등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간척사업 이전에 새만금에 도래한 도요·물떼새류의 개체수는 31만6000마리였다.
하지만 현재 17만8000여마리를 수용할 수 있는 갯벌 등 섭식지 규모는 62.56㎢ 수준이다. 간척사업 이전 수준의 개체수를 수용하기 위해서는 현재 금강하구 갯벌 면적(71.3㎢)의 1.6배가량의 갯벌이 회복돼야 한다.
하지만 간척사업 등으로 이미 사라진 갯벌을 회복하는 데는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는 만큼 섭식지의 먹이원과 환경을 비롯해 관련 해외 사례 등 폭넓은 연구가 진행중이다. 이같은 국내 연구활동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과 갯벌 보전 요구도 높아지고 있다.물새 서식지에 대한 정부 차원의 관심과 지원도 시급하다. 중국의 경우 최근 물새 서식지에 높은 관심을 나타내며 연구활동에 대한 정부 차원의 전폭적인 지원이 이뤄지고 있다.
생태원은 이들이 먹이 활동을 하는 금강하구둑과 인근 춘장대, 다사항, 장구만, 유부도 등 물새 서식지에 대해 지리정보시스템(GIS)과 원격탐사(RS)를 이용한 체계적인 연구·관리를 이어갈 방침이다.
생태원 연구원은 “2014년부터 먹이와 갯벌 등 보전을 위한 방법론을 개발하고 지표를 선정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중이며 2018년까지 금강 지역에 대한 연구를 마칠 예정”이라며 “이를 토대로 유엔(UN)생물다양성 협약에 따른 보호지역 목표 설정시 참고자료로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희철 국립생태원장은 “이번 연구결과 이동성 물새 중간기착지로서 금강하구가 국내 최대 규모의 물새 서식지로 나타났다”며 “향후 서식지 보전에 대한 정책 방향 설정에 중요한 정보를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출처 : http://www.greenpostkorea.co.kr/news/article.html?no=75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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