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루미는 현재 전 세계에 2600여 개체만이 잔존하는 것으로 알려진 멸종위기의 조류이다.
한국에는 월동 시기 철원, 연천 등지에서 1000개체 정도가 월동하고 있다. 최근에는 재두루미의 수가 증가하여 1500~2000개체까지 월동하고 있다. 물론 이 조차도 사람으로 따지면 1개 동민에 채 지나지 않는 수다.
사람들의 사고에 의한 죽음은 신문이나 TV 등에 소개되는 경우가 많다. 어쩌면 인간이기 때문에 당연히 관심이 가는 문제이고, 나도 저렇게 될지 모른다는 생각에 더 관심이 갈지 모르겠다. 하지만, 국가적인 보호종이며 전세계적인 멸종위기종의 보호, 보전에 대한 관심은 어떠한가.
한국에서 가장 큰 두루미의 월동지인 철원. 하지만, 한국에서 두루미의 사고사가 가장 많은 지역이기도 하다. 철원에는 두루미와 재두루미가 가장 많이 서식한다. 이 두루미류는 중독이나 밀렵에 의해 죽임을 당하는 경우도 있지만, 철책이나 전선에 충돌해 죽기도 한다. 이런 의도되지 않은 죽음은 멸종위기종의 향후 개체군에 나쁜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위의 경우처럼 전선이나 철책 등에 걸리는 경우 사망하기도 하지만, 운 좋게도 군부대 인근에서 부상을 당하거나 착한(?) 분들에게 발견되는 경우 철원군 야생조수류 보호사로 신고해 생명을 구하기도 한다.
본 기자는 조류보호협회 철원지회가 위탁운영하고 있는 ‘철원군야생조수류보호사’에 2002년부터 2010년 3월까지 10년간 수집된 두루미류의 사고사례를 찾아 보았다.
철원 지역의 두루미류 사고사례는 총 36건 42개체가 확인되어 년간 사고개체수는 4.2개체로 나타났다. 하지만 아쉽게도 모든 사고는 구조되긴 했지만 회복 도중 모두 사망했다. 전체 개체 중 년간 4.2개체의 사고는 그 비율이 낮다고 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본 지역은 민간인 통제지역으로 관찰되지 않는 경우가 더 많을 것이기 때문에 보고된 사고 사례보다 실제 사고는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
두루미류의 치료사례 사람이 사고를 당하면 치료가 필요하듯이 사고를 당한 새들도 치료가 필요하다. 부러진 새다리에 부목을 대고 치료하는 것이 생소하겠지만,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야생동물 치료가 일반적이다. 아래는 구조-치료-재활-방사 활동하는 모습이다.
원인은 무엇일까? 분석해 본 결과 두루미류의 사고 지점은 전선의 밀도와 밀접한 관계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람 생활에서 없어서는 안 될 전선과 국민의 안전을 지켜주는 철책이 이렇게 철원 지역 두루미에게는 생명을 잃게 하는 주요인이었다.
작년 순천만에서는 흑두루미 서식을 방해하는 전신주를 뽑아내는 행사가 열려 사람들의 많은 관심을 받았다. 하지만 이렇게 많은 사고가 일어나는 철원은 군사지역이기 때문인지 사람들의 관심이 드물다.
앞으로 철원의 두루미들이 이처럼 사고를 많이 당하고 있다는 사실이 널리 알려졌으면 한다. 아래의 일본 홋카이도처럼 두루미가 비행 중 부딪히지 않게 표식을 달아주는 배려는 우리에겐 힘든 일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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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본 기사의 전문적 내용은 2010년도 춘계 한국조류학회에 소개되었던 내용입니다.
하지만, 일반인들에게도 소개하여 알리고 싶기에 게재합니다.
원본기사: http://m.ohmynews.com/NWS_Web/Mobile/at_pg.aspx?CNTN_CD=A0001414900